조직에서 리더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한 가지가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선택이 정말 옳은 걸까?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까?”
리더들이 마주하는 가장 큰 도전은 불확실 속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리더에게 확신과 자신감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쳐 다른 관점을 배제하거나 자신의 믿음이 절대적이라고 여기는 순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시대에 더 이상 한 사람의 판단이 절대적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내부 구성원의 다양한 관점을 조율하며 효율적으로 협업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김 팀장은 최근 팀 내 갈등이 빈번해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팀원들은 각자의 의견에만 몰두하고, 상호 간의 관점을 수용하거나 타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업무 목표와 우선순위에 대한 의견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각자가 자신의 아이디어가 최선이라고 믿는 경향 때문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 진행 속도가 늦어지고, 팀의 협력적인 분위기는 크게 손상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리더를 포함하여 많은 직장인들이 조직 내 상반된 의견을 조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더와 조직은 “지적 겸손 intellectual humility”이라는 중요한 덕목을 활용하여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고 통합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지적 겸손(Intellectual Humility)은 왜 중요한가?
지적겸손이란,
자신의 신념이 틀릴 수 있음을 인지하고, 새로운 증거와 관점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자신의 결정이나 생각이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이를 통해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의견 차이가 있을 때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와 관점을 수용할 수 있는 개방성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특히 조직 환경에서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합니다.
지적 겸손은 서로 다른 관점을 존중하고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구성원들 간의 신뢰가 높아집니다. 또한 자신이 가진 지식의 한계를 인정하고 상호 간 배우려는 태도를 가지면 팀 내에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리더가 지적 겸손을 발휘하지 못하면 팀원들은 자신의 의견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며 동기 부여가 급격히 감소하고, 이로 인해 이직률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조직에서는 불신과 불만이 누적되어 장기적으로 성과 저하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리더를 위한 지적 겸손 체크리스트
지적 겸손을 실천하려면 다음 항목에 대해 스스로 점검해보세요 (1. 전혀그렇지 않다 ~ 5. 정말 그렇다)
- 나는 내 의견, 입장, 관점이 틀릴 수 있다는 이유로 확신하지 않는다.
- 나는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면 내 의견을 다시 검토한다.
- 나는 나와 다른 의견의 가치를 인정한다.
- 나는 내 신념과 태도가 틀릴 수 있음을 받아들인다.
- 상충되는 증거가 있을 경우, 나는 내 의견을 바꾸는 데 열려 있다.
- 나는 내가 이미 사실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새로운 정보를 발견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적 겸손이 주는 효과
듀크대학교의 마크 레어리(Mark Leary) 외 연구진은 지적겸손이 사람들의 사고 방식과 대인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4개의 실험을 통해서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연구에서 발견된 4가지 주요 효과를 살펴보겠습니다.
1. 관점 수용 능력: 다름을 이해하는 첫걸음
지적 겸손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이 틀릴 가능성을 열린 마음으로 인정합니다. 이는 그들이 다른 사람의 의견, 특히 자신과 대립하는 관점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만듭니다.
- 지적 겸손이 높은 사람들은 종교적 관점에 대해 자신과 다른 의견을 읽을 때, 해당 의견을 더 정확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그들은 상반된 관점을 가진 사람을 지적으로 존중하며 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2. 균형 잡힌 판단: 극단을 피하는 지혜
극단적인 의견은 갈등을 야기하고 의사결정을 왜곡시킬 수 있습니다. 지적 겸손이 높은 사람들은 이러한 극단적인 입장을 피하고, 더 균형 잡힌 관점을 선호합니다.
- 실험 참여자 중 지적 겸손 점수가 높은 사람들은 극단적 관점보다는 균형 잡힌 관점을 제시한 글을 더 설득력 있고 정확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균형 잡힌 관점을 읽은 후 더 긍정적인 정서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3. 강력한 증거 수용: 설득력 있는 정보를 가려내는 능력
지적 겸손은 사람들에게 강한 증거와 약한 증거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합니다.
- 실험에서 지적 겸손이 높은 사람들은 치실 사용을 권장하는 강력한 과학적 증거를 약한 개인적 증거보다 더 설득력 있게 평가했습니다. 특히, 이러한 능력은 자신이 평소 치실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4. 대인 관계적 효과: 다름을 존중하는 태도
지적 겸손이 높은 사람들은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립니다. 이는 갈등을 줄이고 더 건강한 대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합니다.
- 정치적 후보자가 입장을 바꾸는 사례에서, 지적 겸손 점수가 높은 참여자들은 해당 후보가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하지 않고, 그의 태도 변화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는 그들이 타인의 변화를 학습과 성장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적겸손 실천을 위한 리더의 3가지 질문
지적 겸손은 단순한 태도의 문제를 넘어서 구체적인 질문과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스킬입니다. 지적 겸손을 실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3가지 질문을 활용해보세요.
1.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기
” 이 의견의 강점은 무엇인가?”
“다른 관점에서 볼 때 이 의견에 우려되는 점은 무엇인가?”
“이 결정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의 의견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인가요?”
지적 겸손이 높은 리더는 팀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합니다. 리더가 이러한 태도를 보이면 팀 내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수용하여 협력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의견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비난보다는 해결책에 초점을 맞추는 대화 방식을 채택하여 갈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리더는 대화하는 과정에서 질문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살펴보고, 수용하는 태도를 촉진해야 합니다. 팀원들이 서로의 관점을 존중하며 활발히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합니다. 이는 팀 내 신뢰와 협력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2.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기
“이전에 내린 결정이 틀렸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수정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잘 모르는 부분입니다. 같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팀원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리더’ 보다 ‘경청하고 배우려는 리더’를 더 신뢰합니다. 리더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정보나 관점을 반영하여 결정을 수정하는 모습을 팀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이는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형성하고, 리더십의 진심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3.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내리기
“내가(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가?”
“이 결정의 근거가 충분히 타당한가?”
증거 기반의 의사결정을 통해 감정적 판단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리더로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이 질문을 통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지적 겸손이 높은 리더는 자신의 관점을 수정하는 데 유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자신의 의견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새로운 정보로 받아들이는 능력입니다. 리더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객관적 기준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문화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똑똑한 리더일수록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지적겸손이 필요하다
지적 겸손은 완벽한 정답이나 확신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복잡성이 증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더 나은 판단과 의사결정을 위한 핵심 역량이 될 수 있습니다. 리더는 지적겸손을 통해 심리적 안전감을 조성하고, 열린 의사소통 문화를 장려하며, 자신의 모범적 행동으로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가장 현명한 리더는 ‘내가 모든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아는 리더입니다. 이제 “내가 틀릴 수 있다”는 말을 약점이 아닌, 더 나은 판단과 혁신을 위한 출발점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